박 차장 - 3부 1장
본문
좋은 아침입니다.”
“와~ 정 대리님 머리 커트 엄청 심하게 하셨네요. 앞으로 오드리 정 이라고 불러야 겠네요.”
“우와~ 이틀새 얼굴살 빠진거 봐. 육 대리님 가이드 엄청 심하게 하셨나봐요.”
“…”
“우씨… 왜 다들 얼굴들이 그래요? 제가 뭐 잘못했어요? 담부터 이 막내 절대로 지각 안 할께요…차장님~”
“아! 안보영씨. 그래, 앞으론 지각하지마.”
“그러고 보니, 출근해서 커피도 안 마셨네.”
“차장님, 제가 커피 뽑아오겠습니다.”
“고 대리님, 가만 계세요. 고 대리님이 우리 팀 서열 2윈데 커피를 뽑아오다니요. 보영씨. 막내가 갔다와라. 여기 돈 줄게.”
“옛써!”
아침부터 밝은 얼굴을 하는 안보영 덕분에 영업 3팀 사람들의 얼굴이 이제야 펴지기 시작했다. 영업 3팀 사람들은 안보영이 뽑아 온 커피를 들러 앉아 마시기 시작했다.
“육 대리, 토요일엔 수고많았지?”
“수고는요. 차장님이 대리점 따내느라고 수고 많으셨지요.”
“육 대리님, 거 부탁했어요?”
“뭐? 아하! 그거? 응.”
“들어주겠데요?”
“당근이지. 내가 누구냐?”
“우하하…그렇지요. 육 대리님이 누굽니까? 보기 드문 무기를 갖고 계신 분인데.”
“안보영씨 무슨 말 하는거야?”
“네. 차장님이 앤한테 부탁하셨던거 있쟎아요. 탁송에 관한거. 그걸 육 대리님이 앤 한테 확답을 받았데요.”
“정말인가? 육 대리. 정말 수고했어. 그렇지 않아도 그것 때문에 계속 찜찜했거든.”
“차장님, 오늘 육 대리 고기 먹여야 합니다. 그거 확답 받느라고 저 볼살 빠진거 보세요. 얼마나 휘둘렸는지 사람도 못 알아보겠는데요. 히히히.”
“안보영, 너 죽을래?”
“육 대리는 영어도 잘 못한다고 하더니 완전히 뻥이었네. 대단한 가이드야.”
“정 대리님, 육 대리님이 영어는 잘 못해도, 바디 랭귀지는 끝내주쟎아요. 그리고 MT 가서 우리 그거 확인했쟎아요. 육 대리님이 구렁이 한 마리 키우는거. 그게 즉방이었겠죠 뭐. 우히히히.”
“그럼…그걸로 끝장 낸거야? 아후….이 짐승. 깔깔깔.”
정 대리와 고 대리는 얼굴이 뻘개진 육 대리를 짐승이라고 한참이나 놀려댔다. 따뜻한 사랑이 가득 담긴 놀림이었다. 이제야 영업 3팀의 사람들에게 밝은 얼굴이 돌아왔다.
“여러분에게 할 얘기가 있습니다.”
“여러분도 회사가 우리 팀을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는 건 알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어쩌면 자연스럽게 우리를 짜를려고 모아 놓은 팀인지도 모르니까…”
“영업 뿐 만이 아닌 모든 비용 처리도 팀에서 알아서 처리해야 합니다.”
“아니, 차장님 손발 다 묶어놓고 영업하라는게 어디 있습니까? 움직이면 돈인데…”
“그래서, 이 궁리 저 궁리 끝에 제가 별도의 사업자등록증을 내기로 했습니다.”
“발생하는 비용은 그 회사를 통해 지급될 겁니다. 그리고, 선금이 필요한 자금도 그 회사를 통해 회전될 거구요.”
“2천5백만원의 자본금으로 그 회사를 만들려고 합니다.”
“여러분에게 미리 말씀드리는 건, 여러분이 같이 주주로 참여하고 싶다면 주식회사 형식의 회사를 만들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그 회사를 통해 나오는 순이익에 대해선 공평하게 분배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현재 자금 융통이 안 된다면 참여 의지만 알려주면 됩니다. 돈은 먼저 제가 내고 이익에서 각자 해당 금액을 보충하는 형식으로 운영할 겁니다.”
“…”
“차장님, 저 참여시켜주세요. 500만원은 저에게 있어요.”
“정 대리님, 돈 많네…차장님, 저도요. 저도 제 통장에 그 정도는 있을 겁니다.”
“정 대리와 안보영씨는 참여하는 걸로 하고…고 대리와 육 대리는…?”
“저도 참여하고 싶지만, 지금 돈이…”
“고 대리님, 참여 의지만 있으면 돼요. 나중에 돈 벌어서 까면 됩니다.”
“그렇다면 차장님, 저도 같이 끼워 주세요. 약사들한테 다 팔죠 뭐.”
“좋아요. 그럼 우리 팀 전원이 주주가 되는 주식회사로 하겠습니다.”
“와~ 그럼 회사 이름도 지어야 겠는데요.”
“음…회사 이름도 내가 정했는데…빠삐용.”
“빠삐용? 회사 이름이 빠삐용 이라구요?”
“응…난…탈출하고 싶고…그리고, 탈출할거거든…그래서 빠삐용이야.”
“탈출…”
“차장님, 저도 탈출하고 싶어요.”
“저도요.”
“저도요.”
“저도요.”
“그래, 우리 모두 탈출하자구. 다 함께.”
“탈출하자!!! 아쟈! 아쟈! 아쟈!”
“형식적으론 **언더웨어의 월급쟁이들이지만, 실질적으론 회사를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것과 똑 같아집니다. 거기다가, 회사를 또 하나 만들고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관리되야 될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래서, 그런데 우리 나름대로 관리 체계가 필요해요.”
“고 대리가 혹시 상업고등학교 나오지 않았나요?”
“네, 차장님. 제가 상고 출신 입니다.”
“그렇다면 고 대리가 우리 팀 관리 업무를 총괄해줬으면 해요. 빠삐용을 설립하는 것도 함께. 경리 업무도 함께 봐야하기 때문에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엄청 바쁘게 될 거에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래뵈도 고등학교 수석 졸업생이었다구요. 맡겨주세요.”
“우와…고 대리님, 몰랐네요. 근데 왜 대학교 안 갔어요?”
“으…응, 보영씨…우리 집이 어려웠거든…대학 다니기에는…”
“아!…죄송합니다. 제가 말을 함부러 한 것 같아요…”
“괜챦아. 보영씨. 사실인 걸 뭐.”
“하옇튼, 저 자슥은 뚫린 입 함부러 놀리는게…안보영, 너 앞으로도 그렇게 입 놀리면 내 구렁이 대가리로 입 막아버릴껴.”
“자…자…농담 그만하고. 이제 대리점 계약서 오고, 샘플오고. 막 바쁘기 시작할거야. 그리고 시간이 없으니까. 지금 프로모션 하고 있는 것들 획인하고. 물건이 좋은 것도 필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영업이 되느냐 안되는냐니까. 빨리들 움직이자구.”
대리점권이 확정되자 확실히 일 돌아가는 것이 활기차졌다. 앤은 미국엘 돌아가자 마자 바로 대리점 계약서안을 장우에게 보냈다. 계약서 문구에는 없었지만 장우가 부탁했던 탁송 업무는 앤이 그대로 들어주기로 했다. 장우는 계약서를 포함한 대리점 계약 결재서를 가지고 사장에게 갔다.
“사장님, 저희 팀에서 대리점 계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검토하시고 서명해주시면 바로 보내겠습니다.”
“별로 알고 싶은 건 없고, 회사에 불리한 조항은 없는지만 알려주세요.”
“일반적인 대리점 계약서 입니다. 회사에 불리한 조항은 없습니다.”
조인숙 사장은 대리점 문항을 훓어보기 시작했다. 대리점 조항들은 박장우가 말한 것 처럼 일반적인 사항만을 가지고 있었다. 조인숙은 아무 말 없이 회사 대표자란에 서명을 끝내고 서는 박장우에게 서류를 넘겨줬다.
“축하해요. 잘 해보세요.”
“고맙습니다.”
조인숙은 장우가 사장실을 나서는 것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제법인 걸. 무능력자라고 들었는데…영업3팀이 잘되서 나 한테 나쁠 건 없겠지.”
눈코틀새 없이 바쁜 날들이 흘렀다. 앤은 장우에게 새로이 출시된 디자인의 섹시언더웨어를 10 세트씩 보내왔다. 보내온 제품들의 사이즈들로봐서 앤이 영업3팀 사람들을 고려하면서 보낸 것을 알고 있었다. 사업 성공 요건 중의 하나인 좋은 파트너를 확보하는 것은 제대로 된 것 같았다.
“자 대리점 계약도 마쳤고, 샘플과 제품 카탈로그가 확보되었습니다. 각자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항에 대해서 보고해 주세요. 먼저, 고 대리님.”
“네, 먼저…빠삐용 주식회사의 사업자 등록을 마쳤음을 알려드립니다.”
“와~~~짝짝짝!!!”
“직원들이 가장 먼저 숙지해야 할 사항은 비용 처리 부분입니다. **에는 비용 처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작성하는 각 종 지급증은 빠삐용의 양식이고 빠삐용에서 비용 처리될 것 입니다. 빠삐용은 실질적인 자드라보드라사의 총판 역할을 할 것 입니다. 빠삐용을 통한 제품 가격표도 비치했습니다. 이중으로 세금을 내야하는 단점이 있지만, 비용 처리를 위해선 빠비용을 통한 적정 수준의 영업이 있어야 합니다. 모든 관리 업무 절차와 양식은 **와 빠삐용으로 분할하여 만들어 놓았으니 사용하시면 됩니다.”
“그 동안 고 대리가 정말 많은 일을 해줬군요. 10셋트 이상의 판매는 빠삐용을 통해서 하는 것으로 하도록 합니다. 다음은…정 대리.”
“네…웹 사이트는 지금부터 30일 후에 오픈 계획입니다. 웹 사이트의 소유자는 빠삐용이 될 것 입니다. 일단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서버 서비스 회사의 전산자원을 이용할 겁니다. 그리고, 빠삐용의 자금 사정에 따라 관련 잡지에도 광고를 내도록 하겠습니다. 광고 우선 순위는 이미 정했습니다.
“빨랑 돈 벌어서 잡지에도 광고 싣고, 고객 리스트도 확보해서 디엠도 해야하고…할게 많이 남았군…, 다음 육 대리.”
“전 계획이랄 것도 없습니다. 오늘부터 샘플하고 카탈로그 들고 무대뽀 영업 입니다.”
“너무 무대뽀로는 하지 말고. 한 고객으로부터 계속 거미줄 처럼 이어가봐요. 약국영업은 약국에서 끝나지만, 속옷은 약사 친구들한테도 팔 수 있는거니까. 다음은 안보영씨”
“타이거스 클럽 행사 건 입니다.” 알짜배기 클럽 멤버들의 행사가 이번 주 금요일에 클레오파트라 컨트리 클럽에서 있습니다.”
“금요일 시작해서 토요일 끝나는 일정이고, 금요일에는 오전 10시부터 멤버간 골프, 오후 6시부터 저녁 식사를 포함한 여흥 시간이 잡혀 있습니다. 참가 예상 인원 약 150명. 저희 제품 소개 시간은 여흥 시간 막바지인 저녁 8시 30분부터 50분까지, 20분의 시간을 할애 받았습니다. 미리 일정을 말씀드려야 하는데, 어저께야 저희 시간이 주어져서 지금에야 말씀드리게 되었습니다. 이상입니다.”
“정말 수고했어. 안보영씨. 그럼 금요일 날에는 나와 정 대리가 가도록 하지. 안보영씨도 같이 가는게 좋지 않을까?”
“저는…전 빠지는게 좋을 것 같아요. 엄마도 봐야하고, 그리고, 그 아주미들한테 차장님 휘둘릴거 생각하면 못 가겠어요.”
“어머! 안보영씨, 아줌마들이 그렇게 개구지니?”
“아마…정 대리님 보다 더하면 더하지 덜하지는 않죠.”
“왜 하필이면 나랑 비교하니? 너 내 뻔치 한 번 맛볼래?”
“고만 고만. 됐어 미팅 끝났으니까. 다들 하던 일 하라구. 그리고 정 대리하고 안보영씨는 남아있고.”
“안보영씨는 같이 가줘야겠어. 내가 험한 꼴 당하는거야 별거 없을거야. 별거 있더라도 이미 버린 몸인데 뭐가 무섭겠냐.”
“차장님…그 아줌씨들 보통 아줌씨들이 아니에요. 보통 사람들 보기를 벌레같이 여기는 사람들이에요…”
“그건 부딪쳐보고. 안보영씨는 오늘 클레오파트라에 가서 여흥장을 먼저 조사해와. 음향 장치, 조명, 그리고 우리 제품 디스플레이 할 수 있는 공간과 위치도 미리 잡아놔야 해. 보영씨가 조사한 것 가지고 여흥 전에 모든 걸 미리 셋팅한다.”
“차장님, 디스플레이할려면 마네킹이라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제가 아는 옷가게 언니들한테 가서 마네킹 좀 빌려올까요?”
“마네킹은 있어야 하는데, 우리 속옷이 섹시쟎아. 일반 마네킹 가지고는 안될 것 같아. 효과가 별로 일 것 같아서…”
“그럼, 어떤…설마 우리가 입고 나가자는 말은…”
“그건 아니고, 저…그거 있쟎아. 요새 나오는 섹스 인형들…난, 그게 좋을 것 같아. 문제는 어디서 구할 수가 있느냐겠지만.”
“섹스 인형이요? 그런것도 있어요?”
“참…정 대리님은 까진 것 같으면서도 맹하단 말이야. 그런거 있어요. 총각들이 응응 할 때 사용하는거. 차장님, 그거 제가 구해 볼께요. 그거 가지고 있는 넘을 알아요. 근데, 중고품인데. 으히히히.”
“중고품이면 어떠냐? 우리가 깨끗이 목욕시키면 돼지. 안그래 보영씨?”
“차장님하고 저하고 인형 목욕시키기. 오히히. 좋지요.”
“뭐에요? 두 사람…눈들이 풀려가지고…무슨 엉큼한 생각들 하는거에욧?”
“응큼하긴…다 그런거지. 하하하. 정 대리 얼굴 빨개지니까 귀엽네.”
“차장님! 차장님 3천만원 있어요?”
“3천만원은 왜?”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벌금낼 수 있냐고욧?”
“헉! 미안, 미안…다신 안 그럴게. 하하하.”
“그럼 안보영씨가 인형 구할 수 있는 곳 알려주면, 나랑 정 대리랑 가서 가져올게.”
“그리고, 배경 음악은 ‘이니그마’ 걸로 준비하고. 어울릴거야.”
“봉고도 한 대 랜트를 해야겠고. 우리 예쁜이 인형들 테울려면… 정 대리가 랜트해 놔. 보영씨가 예쁜이들 확보하는데 성공하는데로. 자, 또 움직이자고.”
안보영은 잠깐 숨을 고른 후, 석구에게 전화를 돌렸다. 저번 주 토요일 일로 화가 단단히 났을 녀석이지만 보영의 부탁은 들어줄 것 같았다.
“여보세요.”
“석구냐? 나 보영이.”
“야이 씹탱아, 전화는 왜 했어? 그날 그렇게 나가버리고.”
“미안, 미안. 내가 요새 좀 미쳤쟎아.”
“그래, 씹탱아. 니가 미친 건 아는구나. 근데 조금이 아니라 많이 맛이 간 것 같아. 경철이 완전히 맛 갔다. 너 나가고 나서 완전히 미친 놈 처럼 굴더라. 다음에 그 새끼 보면 조심해. 너 아구 나갈지도 몰라.”
“경철이? 그 새끼야 뭐 내 한방이지 뭐. 겁 안나. 기집애들 앞에서나 방방 뜨는 새낀데 뭐.”
“그나저나, 바쁘신 몸께서 왜 전화하셨는데?”
“아! 내 정신 좀 봐. 너 예쁜이들 많지? 걔네들 좀 빌려줘라.”
“예쁜이? 아하…인형들? 당근이지 씸쌔야. 지금도 예쁜이한테 좃 물려 있는데. 인종별로 다 샀다. 한 번 박을래?”
“예쁜이 셋 만 빌려줘. 웬만하면 동양녀로.”
“동양녀는 둘이야. 백마 하나 붙여서 빌려줄게. 근데 너 요새 엄청 꼴리냐? 걍 경애 부르지. 그년 그 날 너 한테 못 줘서 울고 불고 야단이던데.”
“그게 아니고 회사 일에 좀 사용할려고.”
“뭐? 또 회사냐? 보영아. 너 요새 증말 이상하다.”
“나도 내가 이상한 거 아는데. 그래도 좀 빌려줘. 3일만 빌려주면 돼.”
“거, 회사에서 때씹을 할 것도 아니고. 우리 예쁜이들이 왜 필요한데?”
“응…회사 제품 전시회 때 쓸거야.”
“몬 소린지 모르겠지만. 알았다. 가져가라.”
“그래, 1시간 뒤에 박장우 라는 분이 찾아갈거야. 그 분한테 주면 돼. 그리고, 깨끗한 걸로 줘라.”
“씹쌔야. 파출부가 항상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어.”
“알긋다.”
보영은 전화를 끊고는 장우에게 인형 3개를 확보했다는 것과 석구의 오피스텔 주소를 알려줬다. 그리곤 현지 답사를 위해서 클레오파트라로 떠났다. 장우는 정 대리가 랜트한 봉고를 끌고 정 대리와 함께 보영이 알려준 석구의 오피스텔로 갔다. 오피스텔은 일반 오피스텔과는 다른 고급 오피스켈이었다. 까다로운 방문자 확인을 거쳐 장우와 정 대리는 석구의 방문 앞에 섰다.
“차장님, 이것 보세요. 방 번호가 1869 이에요. 보영씨 친구 다와요.”
“정 대리 자꾸 웃기지 말고, 벨이나 눌러.”
정 대리가 벨을 누르자, 레게풍의 머리 스타일을 한 젊은이가 하나 나왔다. 그는 박장우의 이름만 확인한 후 별 말도 없이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장우와 정 대리가 그 뒤를 따라 오피스텔 안으로 들어갔다. 오피스텔 안으로 들어간 장우와 정 대리는 한바터면 소리를 지를 뻔 했다. 자신들의 앞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벌거벗은 여자 3명이 그들을 보고 서 있는 것이었다. 3명의 여자 모두, 놀라우리만치 육감적인 몸매를 가지고 있는 여자들이었다.
“놀라셨죠? 여기 서 있는 건 진짜 사람들이 아니라 인형들이에요. 놀랍도록 진짜 사람같죠? 피부도 실리콘으로 만들어져서 촉감도 진짜 피부랑 비슷해요. 거기다가 아래 거시기도 진짜 여자 거시기 처럼 오물딱 조물딱 물어주고요.”
석구는 정 대리의 몸을 눈으로 아래서부터 위로 흟으면서 부탁하지도 않은 인형 소개를 해주었다. 장우는 석구에게 인형을 빌려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는 석구가 준비한 큰 천 주머니에 인형들을 하나씩 집어넣은 후, 장우가 2개, 정 대리가 한 개를 들고는 석구의 오피스텔을 나섰다. 장우의 손에 잡히는 인형 가슴이 마치 진짜 여자 가슴과 같이 느껴졌다.
“후우…이제 됐군…”
“차장님, 우리 저기 잔디 앞 벤치에서 잠깐만 쉬었다가요. 제가 아이스크림 하나 사가지고 올께요.”
“그럴까? 나도 좀 쉬고 싶었어.”
장우와 정 대리는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문채로 벤치 위에 나란히 앉았다. 가을이 코 앞에 와서 그런지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바람에 고개를 잠시 돌린 장우의 눈에 햇빛에 반짝이는 정 대리의 얼굴이 들어왔다. 해 맑은 얼굴이다. 정 대리가 아이스크림을 입에 댔다. 아이스크림을 잡고 있는 정 대리의 손가락이 길고도 예쁘다고 장우는 느꼈다. 정 대리의 하얗고 긴 손을 보고 있자니, 갑자기 장우의 바지 앞섬이 볼록해지기 시작했다. 장우는 얼른 정 대리의 손에서 눈길을 땐 후, 얼른 바닥을 쳐다보았다. 아래에는 까만 인디어 구두를 신고 있는 정 대리의 발이 보였다. 구두 밖으로 보이는 정 대리의 발은 손 처럼 하얀 색이었다. 조금 있으니까. 정 대리가 구두를 벗었다. 하얀 정 대리의 발 전체가 장우의 눈 앞에 나타났다. 정 대리의 발가락은 손가락 만큼이나 예쁘게 생긴 것이었다. 정 대리가 발 하나를 다른 발 위로 올려놓더니 발가락으로 다른 발의 발등을 천천히 문질렀다. 그걸 보는 장우의 자지는 터질듯이 부풀어 올랐다. 그때 정 대리의 장난스러운 웃음 소리가 들렸다.
“깔깔깔…차장님. 지금 제 발 보면서 응큼한 생각하고 있죠? 차장님 가운데가 막 부풀어올랐어요.”
자신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면서 말하는 정 대리의 눈을 그대로 받을 수 없어, 장우는 계속 밑을 보면서 정 대리에게 얘기했다.
“그게 말이지…정 대리…미안해…나도 모르게 그만…정말 미안해.”
“깔깔깔…차장님! 차장님 그거 알아요? 전요. 차장님이 정말 귀여워요.”
“미안하다고 했쟎아. 놀리지 말고…”
“정말이에요. 우리 이제 가요.”
정 대리는 벤치에서 일어나서는 장우의 팔짱을 끼고는 봉고로 걸어갔다. 정 대리에게 팔짱을 끼운 채 봉고로 함께 걸어가는 장우의 발걸음이 부자연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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