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 집 애기엄마 -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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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인사 드리는 탐탐이라고 합니다. 지독히 더웠던 여름이 가고 가을바람이 살랑 살랑 불고 있네요. 또 여러분께 소개해 드릴 경험담이 있어 다시 자판을 치게 되었네요. 이번 이야기는 서둘지 않고 여유있는 마음으로 연재하고자 합니다.
오늘은 제 경험이 시작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 쓰려 합니다.
프롤로그니까 가볍게 읽어주세요!
『1편-그녀와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됐다』
3개월 전 직장상사와 크게 다툰 후 나는 직장을 그만두었다. 한마디로 더러워서 때려치웠다. 성질대로 직장을 그만두긴 했지만 저축해 놓은 돈도 없고 경제도 어려워 취직도 쉽지 않아 바로 마이너스 생활의 시작으로 이어졌다.
한 달에 40만원 가까운 월세를 내며 살고 있던 터라 금세 자금은 바닥이 나고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 전세를 알아보고 이사를 했다. 근 3년여간 살던 집을 떠날 생각을 하니 이 집에서 있었던 지난 추억이 머릿속을 교차했다. (지난 추억이 궁금하신 분들은 작가명 “탐탐”으로 검색해 보세요 ^^”)
새롭게 이사 온 전세도 지은 지 얼마 안된 다세대 주택으로 아담하고 깨끗했다. 전세를 구하러 다니며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곳도 꽤나 방세가 떨어져 있었는데 그동안 너무 비싼 방세를 내고 살았다고 생각하니 억울하기도 했다. (월세 사시는 분들… 방값 다시 알아보시길.. 잠시 삼천포…)
그렇게 이사를 하고 한 1주일을 다니니 대충 이곳 연립에 어떤 사람들이 사는지 얼굴 정도는 익혀졌다. 한 여자는 20대 초반으로 보이는데 낮에는 집에 있다가 저녁 7시 정도가 되면 정장차림으로 출근을 했다. 하지만 그 정장을 입은 폼이 일반 회사원 같지 않고 뭔가 다른 느낌이었다. 어느 날 석촌호수로 조깅을 하려 걸어가다가 보니 방이동 먹자골목으로 들어가는 그녀가 보였다. 아마도 룸살롱에 다니는 아가씨인 것 같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근처에는 방이동 유흥업소에 다니는 아가씨들이 많이들 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룸살롱 아가씨 맞은편 집에는 30 중반 정도의 신혼으로 보이는 부부가 살고 있었다. 그나마 제일 많이 마주치는 사람이 이 집에 부부 중 애기엄마였다. 낮에는 보통 애기 유모차 끌며 집 앞을 잠깐 산책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틀에 한번은 택배회사 차가 방문하는 걸로 보아 집에서 뭔가 소일거리를 하는 것 같았다.
계단을 오르내리다가 가게에 갔다 오다가 이 애기엄마와 하루에도 수없이 마주쳤지만 인사 같은 건 나누지 않았다. 그냥 인기척에 고개 돌려 보고 같은 연립에 사는 사람이구나 하고 다시 고개를 돌리는 정도였다.
올해 여름은 무척이나 더웠다. 가뜩이나 더운데다 창을 열어놔도 바람이 잘 통하지 않는 집 구조여서 보통 집에 있을 때면 문을 열어놓고 생활을 했다. 나뿐만 아니라 그 애기엄마도 문을 열어놓고 생활을 하였다. 계단을 오르내리다 보면 자연히 열린 문으로 시선이 가게 되고 그러다 보면 아기와 놀고 있는 그녀와 눈도 몇 번 마주치게 되었다. 서로 눈이 마주치면 바로 시선을 돌리긴 하지만 아마도 그러면서 서로를 의식해 가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평일에는 통 애기엄마의 남편을 볼 수가 없었다. 주말에나 가끔 반바지 입고 애기 봐주던 모습밖에는 본적이 없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남편 회사가 평택에 있어서 거의 주말에만 집으로 온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런 일상이 계속되고 난 백수생활 와중에도 디지털카메라에 관심이 많아서 인터넷으로 이것 저것 고르다가 디카 보다는 차라리 캠코더를 사는 편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에 테크노마트에 가서 200만원에 가까운 거금을 투자해 캠코더를 샀다.
뙤약볕 맞으며 전철역부터 터벅터벅 집까지 걸어오니 벌써 반팔상의가 땀에 흠뻑 젖어 버렸다.
“젠장… 올해 여름은 왜 이리 더워.” 속으로 혼자 중얼거리며 계단으로 오르려는데 열린 애기엄마의 문에서 꼬마가 불쑥 뛰어나왔다. 애기엄마의 그 애기였다. 한 3살쯤 되어 보이는 딸아인데 제법 말도 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다. 그 애가 나를 보더니 천사같이 웃으면서 손을 흔들었다. 애기엄마가 문 안에서 “얼른 들어와” 라고 하면서 문 밖으로 나오다가 나와 눈이 마주친다.
항상 눈이 마주쳐도 인사는 안 했지만 그땐 꼬마가 내게 손을 흔들고 있던 터라 얼떨결에 고개인사를 나누었다. 집에서 잠깐 나온 터라 수건이나 만들법한 원단으로 된 헐렁한 원피스만 입고 있었다. 애기엄마는 평소 안경을 끼고 있었고 키는 155정도로 보였다. 흔히 야설에 등장하는 쭉쭉빵빵 이었으면 좋겠으나 마른 편에 가슴도 작아 보였다. 한마디로 아담사이즈의 30대 중반여자로 나이에 비해서는 앳되어 보이는 얼굴이었다.
난 갑자기 인사를 나누고 그냥 서있기 어색해서 방금 산 캠코더로 나를 보고 웃는 여자아이를 찍어주었다. 웃던 아이가 내가 꺼낸 캠코더를 보더니 신기한 듯 뚤어져라 응시를 한다. 캠코더 뷰어 파인더에 보이는 아기 모습이 너무나 귀여웠다.
“아유! 귀여워. 애기 몇 살이에요”
“만 세 살이에요”
그녀와 나와의 역사적인 첫 대화는 이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난 딸아이가 너무 귀여워 연신 칭찬하며 캠코더로 촬영도 해주고 디지털카메라 기능으로 사진도 몇 장 찍어줬다.
“캠코더로 찍은 거 어떻게 보는 거죠?”
“아.. 이거요? 제가 컴퓨터로 빼면 보내드릴 수 있는데.. 이메일 같은 거 사용하세요”
그녀는 자기도 디지털카메라에 관심이 많고 항상 딸아이 크는 모습을 찍어두고 싶었는데 아직 구입을 망설이고 있다는 말을 했다. 난 요즘 집에서 쉬고 있으니 기회가 되면 제가 찍어 주거나 제 것을 빌려다 찍으셔도 된다고 했다.
“그럼 제가 올라가서 바로 메일로 보내드릴게요”
“네.. 그럼 기다릴게요”
“지은아.. 삼촌한테 ‘고맙습니다’ 해봐. 얼른 해봐”
애기가 수줍은 듯 엄마 품으로 붙으면서 그냥 웃기만 한다. 난 웃으면서 지은이 안녕하고는 계단을 올라갔다.
계단을 올라가면서 “삼촌되기 정말 쉽네” 하면서 혼자 코웃음을 쳤다.
집으로 와서 이것 저것 사용설명서 뒤져보고 바로 컴퓨터로 사진과 동영상을 전송했다. 막상 컴퓨터로 옮겨놓고 보니 사진은 메일로 보내겠는데 동영상은 몇 분 되지도 않는데 메일로 첨부하기에는 양이 컸다.
난 사진만 우선 메일로 보내고 동영상은 용량이 크니 메신저 사용하시면 메신저로 보내드리겠다고 했다. 기다리고 있었는지 그녀가 바로 답장을 보냈다. 사진 정말 감사하다는 내용과 메신저는 메일주소와 같다고 했다.
난 바로 MSN 메신저에 그녀의 메일주소를 입력하고 친구등록을 했다. 로그인 하니 그녀도 로그인 상태로 있었다. 대화명은 ‘지은맘’이었다.
탐탐 : “ㅎㅎㅎ 안녕하세요”
지은맘 : “네. 안녕하세요”
탐탐 : “지금 보낼 테니 받으세요”
지은맘 : “^o^ 네 감사!!”
그날 이후로 그녀와 나는 메신저로 곧잘 수다를 떨곤 하였다. 우리는 어느새 약간 편한 어투로 대화를 나눌 만큼 친해졌고 그녀는 나를 삼촌이라 부르며 가끔은 과일도 사다 주고 가끔은 밑반찬도 챙겨줬다. 주말부부라 외로웠는지 남편에게 쏟아야 할 사랑을 내게 조금이나마 베풀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이때부터 내 마음 속에서도 연민이 싹트기 시작했다.
제 첫 번째 프롤로그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조건 야한 내용으로만 채울 수도 있겠지만 만남의 배경을 이해하는 것도 앞으로의 이야기 전개에 필요할 것 같아 긴 프롤로그를 남깁니다. 앞으로 지은엄마와의 러브스토리 많이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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