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끓는 왕초의 불기둥 - 8부
본문
혜련은 여자라는 이유 때문에 당해야 했던 아픔의 소리를 왕초는 아무말도 없이 듣고만 있더니 이제 그만 해요...이 밤이 새도록 해도 끝이 없겠네요. 하면서 혜련의 입을 막았다.
그리고는 맥주 두병의 마지막 잔을 쭈..........욱 들이키더니 혜련씨 이제 너무 늦었으니 잡시다...왕초는 냉냉하게 혼자서 침대위로 털썩 드러 누우면서 배게를 잡아당겨 머리 밑에 대려다가 말고는 이놈의 배게는 왜 이리도 늙은이 배가죽같이 힘아리가 없이 물렁물렁하기만 한지 마음에 안든다면서 애매한 배게 탓만하며 불만스러워 한다. 그렇다. 남자나 여자나 자기 아닌 남과의 정사 장면을 미주알 고주알 다 들어서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정나미가 뚝 떨어져서 한번 안아 보려던 성욕이 뚝~~~ 떨어진 왕초는 혜련이 하지 않아도 될 세세한 이야기까지 다 듣고도 흥분될 남자는 없다.
남자가 여자에게 살살 꼬셔 대면서 괜찮으니 과거 이야기를 다 털어 놔 보라고 하였다고 하여 어느 철딱서니도 없이 푼수같은 소리를 어리석게도 여과없이 줄줄 읊어 대는데 어느 놈이 꼴릴것인가!!!
한번 안아 보려고 잔뜩 벼르고 있는 여자에게서 다른 남자와 빨고 훑고한 성 행위 장면을 비디오 보여주듯이 적나라하게 그려내 놓으면 정나미가 뚝 떨어지는 법이다.
그러니 아무리 경험이 없다 하여도 상대방 심정을 모르고 똥인지 된장인지 가리질 못하며 주절대다가는 귀싸대기나 얻어 맞을 일이다. 그 왕성한 식욕을 갔고 있던 왕초도 혜련의 얼굴을 쳐다 보기도 싫어 일을 치러 보려던 연장이 시들어진 가지 모양으로 되어 버리고 말았다.
조금전까지도 물기에 젖은 머리로 뽀얀 살결이 하얀 타올 잠옷을 감싸고 있는 혜련을 보고는 20대에 완숙한 여자다움이 방금 잡아 올린 싱싱한 생선같이 팔딱팔딱 뛰는 것 같이 느껴지므로서 왕초도 숨이 거칠어 졌었는데 이제는 아니었다.
왕초는 혜련이가 속창자까지 다 꺼내서 보여주는 소리를 차라리 안 듣니만 못하였기에 혼자서만 벽면을 쳐다보며 잠들어 있었고 혜련도 무안하여 말문을 닫고는 하나밖에 없는 침대를 같이 쓰기 위하여 잠옷만 입은채 왕초의 등짝만 바라보며 잠만자게 되었다.
머슥해진 하루밤도 이제는 지나고 화창한 봄을 알리는 아침 햇살은 눈이 부시도록 창문을 꿰뚫으며 비쳤다.
혜련은 오늘 하루가 걱정이 된다. 집에서도 쫒겨나와 들어갈수도 없고 직장마저도 창피스러워서 다닐수도 없고 가지고 있는 거라고는 입고 있는 단벌뿐이며 달랑 들고 나온 핸드백이 전부였으니 그야말로 오고갈데가 없는 처량한 신세였다.
그러니 물에 빠지면 지푸라기 하나라도 붙잡고 싶은 심정이듯이 왕초에게 매달릴수 밖에는 다른 방법은 찾지 못하고 혜련은 벙어리 냉가슴 앓듯 속으로 끙끙 앓고 있었다.
차라리 왕초가 자기를 가졌으면 하였는데 손도 까딱 않고 소가 닭 쳐다 보듯이 외면하고 돌아 누워 잠만잤으니 혜련이 왕초에게 해준 댓가라고는 아무것도 없고 신세만 지고 있는 터인데 어떻게 또 부탁을 한단 말인가...가진건 몸 밖에 없으니 몸이라도 살을 섞었으면 덜 미안할터인데 그래도 혜련은 왕초에게 희망을 버리지 못했다.
저렇게 매너 좋은 호방한 남자라면 틀림없이 자기 청을 져버리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러니 혜련은 용기를 내어 목청을 가다듬고 선생님, 저 어떻게 해요? 어디고 데려가 주세요...애절한 목소리로 처량하게 왕초에게 매달리듯 왕초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왕초는 혜련의 그 소리에 난감하여 물에 빠진 사람 건져 놓으니 보따리부터 달라는 듯 죽으려는 사람 살려 놓으니까 책임져 달라는 말이 아니던가.
왕초는 진퇴양난이었다.
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이를 어찌할까...고민하며 냉정하게 져버린다면 또 자살이나 하면 어쩔까...하고 왕초는 쓰다 달다 말을 못하고 우선 아침 밥이나 먹으며 천천히 생각해 봅시다...하고는 모텔에서 아침식사를 시켜서 둘이 들면서 혜련씨......
내가 거래처 일을 다 보고 올때까지 여기에서 있어요...주인 아줌마에게 이야기 하고 갈 터이니...그리고 시간이 걸릴것 같으니 점심도 여기서 시켜 먹고 나가지 ㅣ말고 기다려요. 혜련씨 전화번호나 적어 주고요. 하니
혜련은 반가워서 네............알았어요. 그렇게 할께요. 하면서 자기 핸드폰 번호를 메모지에 적어서 두 손으로 공손히 건네주면서 선생님 일 잘보고 오세요. 기다릴께요...........왕초가 식사를 마치고 윗 옷을 입으니 혜련은 왕초의 가방을 얼른 주워 들고는 문밖에 나와서 기다리면서 있다가 왕초에게 건네주고는 조심해서 잘 다녀오세요. 환한 얼굴로 상냥한 마누라 같은 소리를 하며 왕초의 출근길을 배웅하고 있었다.
언제 닦아 놓았는지 구두까지도 말끔하게 손질까지 해 놓은 것을 보니 왕초에게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혜련은 창문을 열고 5층에서 내려다 보며 왕초가 걸어 가는 모습이 사라질때까지 물끄러미 내려다 보더니 어제밤 죽으려고 서 있던 구름다리가 눈에 들어오자 지금 자신이 살아 있다는 생각이 꿈만 같아 감회가 새로웠다.
왕초는 돌아 다니며 거래처 일을 보면서도 앞으로 혜련이 문제 때문에 뒤 보고 밑 닦지 않은 것처럼 어딘지 모르게 개운치가 않았다. 생각지도 않았던 혹 하나가 생겼으니 난감한 일이다.
그러면서 왕초는 핫-나경에서 오-오마이갓 책이 올때에 2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페로몬 향수병이 사은품으로 선물 받았기 때문에 출장 다닐때마다 듬뿍듬뿍 뿌리고 다녔더니 여자들이 그렇게도 잘 따라 붙는 것이 아닌가...
아마도 그런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왕초에게는 그 짧은 시간에 여자가 이성을 느껴 출장시마다 많은 여자가 줄줄 따르는 것이 전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렇고 또 앞으로 전개되는 여자들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으니 신기할 정도이다.
그러니 왕초같은 남자에게 친구 권유로 3부에서 말하였듯이 핫-나경을 접하며 즐거움을 더 얻었으니 여자를 다루는 기법까지도 터득하게 되어 능란한 솜씨가 더해진 결과이지 않나 하고 자신을 돌이켜 본다.
왕초는 거래처를 옮겨 다니는 동안에는 혜련에게 꼬박꼬박 폰을 하여 확인하고는 하였다.
그러니 혜련은 감동하면서 왕초가 들어오면 혹시나 어제밤에 걸렀기 때문에 자기를 한번 껴안아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샤워도 두번씩이나 하고 핸드백 속에 외출용으로 가지고 다니는 화장품을 꺼내서 얼굴만 매만지고 있는 일 밖에는 하는 일이 없이 왕초가 오기만을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는 혜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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