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이야기 - 1부 4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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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이야기 - 은지 (수정)
첫경험 4장
여름이 지나가 시험일이 정말 현실이 되어 우리들앞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백여일정도 시험일이 남자 그아이와 난 서로를 위해 시험끝나는 날까지 만나지않고
참기로 약속했다.
통화도 하지말기로......
사실 그전 여름방학동안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남들 몰래 그아이와 시간을 많이 보냈다.
덕분에 둘다 성적이 떨어진터라 둘다 마음에 초초함이 있었다.
나자신이 성적에 그리 신경쓰지 않는다고 생각해 왔었는데 정작 점수가 떨어지자
남들에게 뒤쳐지는 듯한 기분이 들어 우선 나부터 묘한 승부욕에 불타고 있었다.
또 동급생들만의 경쟁 말고도 난 가족들으로부터 받는 부담도 같이 가지고 있었다.
두명의 언니와 오빠들은 이미 재수생활없이 부모님들이 만족할만한 명문대학에 진학하여
나름대로의 엘리트코스를 밟고 있었다.
나도 지금까지 언니들과 오빠가 다녔던 그길을 잘 쫓아 왔고 입시실패라는건
생각할수 없는 일이었다.
당연히 나도 그들이 갔던 길을 따라 진학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추후의 의심도 가질 수 없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시간동안 시험공부에 몰두했다.
간혹 그아이로부터 음성메세지가 왔지만 처음 몇번 우리 입시후에 보자라고 답하곤
그뒤엔 매몰차게 무시해 버렸다.
하지만 가끔 한밤에 되면 입시라는게 무엇일까 왜 만나고 싶은 사람 보지도 못하고 머하는 걸까
여러 생각이 스물스물 피어나면서 마음이 아파왔다.
그럴때마다 그아이가 너무도 보구 싶었다.
하지만 그아이한테 내가 매몰차게 약속을 지키라고 하고서 내가 약해져서
전화를 걸 수는 없었다.
예전에 그아이가 보낸 음성을 저장해 놓고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 흘렸던거 같다.
대학에 가면 이런 시간은 없을꺼라고 혼자 몇번이고 되뇌이면서......
마침내 시험일이 왔다.
뉴스에서 들어왔던 말처럼 변함없이 입시일엔 추운 기온과 함께 바람도 거세게 불고 있었다.
어머니가 데려다준다고 하셔서 자가용을 타고 왔건만 시험장에 들어서는 동안 다시 몸이 얼어붙는거 같았다.
얼었던 몸이 막 켜진 스팀에 의해 다시 서서히 녹자 오히려 이젠 정신이 아득해졌다.
긴장과 오르락내리락 하는 기온때문에 시험이 시작되고 문제푸는 동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다만 그간 해왔던 것처럼 돌아가는 기계와 같이 쓱쓱 풀어가고 있었건 거 같다.
긴장으로 점심도 전혀 먹지못한채 마지막 시험과목을 마치고 건물밖으로 나오는 순간 드디어 끝났다는
안도감에 맥이 탁 풀렸다.
기다리시던 엄마는 그런 날 보며 수고했다고 안아주셨는데 그때 엄마의 검은 모피감촉이
부드러운 이불처럼 포근해 그냥 그대로 안겨 잠들고 싶었다.
하지만 순간 어떤것이 떠오르자 마음한켠이 터져나오는 샴페인 거품처럼 솟구쳐 오르면서 기억에
떠오른 장소로 지금이라도 달려가고 싶어 안절부절 초조해졌다.
엄마한테는 미안했지만 날 생각해 데려간 식당에서 먹는둥 마는둥 몇술뜨고는 친구들과 약속있다고 바로
빠져나왔다.
그곳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20분정도였는데 그날따라 왜이리 느리게 느껴지는지 초조함에 10초마다
한번씩은 시계를 보았던거 같다.
마침내 화려한 네온싸인과 사람들로 북적이는 거리를 헤치고 달려간 그곳에 도착했다.
먼거리에서도 한눈에 그아이 모습이 눈안으로 들어왔다.
긴 코트차림의 그아이는 전보다 더 살이 빠져보였지만 나를 보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달려왔다.
나도 그아이에게 걸음을 재촉하는데 절로 손이 입을 가리며 눈시울이 뜨거워지는거 같았다.
순간 와락 온몸이 앞으로 밀려가며 그의 품안으로 들어갔다.
그아이의 팔이 등뒤로 느껴지며 그의 가슴에 내얼굴이 묻혔다.
찬지 따듯한지 구별이 안되는 그아이의 짙은 쥐색 코트가 왠지 꺼칠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런것도 가릴새 없이 얼굴을 비비며 안겨있었다.
어느새 그아이가 더 자라 커진것만 같았다......
더넓어진 가슴에 커진 키로 날 감싸 안고 있었다......
한참만에 머리위로 그아이 부드러운 목소리가 나직히 들렸다.
"너무 보구 싶었어...... 정말 몇년은 된거 같았어...... 이렇게 만날수있어 행복해......"
순간 왈칵 쏟아질거 같은 눈물때문에 그아이 가슴으로 얼굴을 묻으며 나도 나직히 속삭였다.
"나도...나도 너 만나고 싶었어...... 정말.....정말......"
그아이와 처음으로 술이라는 것을 마셨다.
보글보글 공기방울이 올라오는 생맥주의 맛은 쓴듯하면서도 알수없는 청량함이 마실때마다
목을 타고 흘러내리고 마실수록 자꾸 마시게 만들었다.
이상하게 유쾌해지면서 웃음이 났다. 약간 머리가 아찔한듯하면서도 묘하게 즐거워지는 기분......
그아이도 눈앞에서 밝게 웃으면서 앉아 있었다.
술이란걸 마시면 많은 얘기를 했던거 같다. 그아이도 무언가 열심히 떠들고......
주변의 소란스러움때문인지 그때 내내 웃으면서 떠들었던 그 얘기들은 무엇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호프집을 나와 길거리를 걷는데 네온사인들이 이리저리 휘청이며 더욱 아름답게 물결치는듯 했다.
나는 그아이와 같이 이렇게 밤거리를 걸을수 있다는것만으로도 행복했다.
나는 자연스레 그아이에 팔짱을 껴고 걷고 있었고 그아이도 나의 보폭에 맞춰서 느긋하게 걷고 있었다.
아마 그때 나는 그아이와 나, 우리들은 연인사이에요 라고 세상에게 말하고 싶었던 거 같다.
예전엔 당당히 그렇게 하지 못했기에 시험이 끝나고 이제 학생이라는 것에서 벗어나 어른이라고 말하고
싶었던게 아닐가 생각해본다.
한참을 그렇게 걸었는데 문득 그아이의 걸음이 멈추었다.
난 고개를 돌려 그아이를 바라보았다.
그아이가 약간 긴장된 얼굴로 앞만 본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 우리 .....우리..... 여기 들어가자..... "
" 어.....???? "
난 그아이 말하는게 먼지 고개를 두리번 거리며 여기가 어딘지 살펴봤다.
순간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리자 쿵 쿵 쿵 하는 소리가 몸 안 가득 울려 펴지기 시작했다.
우리앞에 있는 건물옆에 붙어있는 간판에선 연신 깜빡거리는 불빛과 화려안 조명으로 글자와 무늬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 @ @ @ 모 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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