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박사와 하이드씨 - 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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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를 목적으로 만난다는 점 때문에 이미 떠오른 아침 해를 보기가 조금 부끄러웠다. 그 오빠는 내가 예쁘다고 했다. 한 두 해 후에는 자기가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모르겠다고 말을 바꿨지만. 그 오빠를 데리고 도망간 사람이 잡아준 방으로 들어갔다. 둘 다 밤을 샌 탓으로 피곤해서 금방 끝나버리고 잠깐 잠이 들었다가 함께 그곳을 나섰다. 나도 슬슬 집으로 돌아야 했지만 뭔가 아쉬운 기분이 들어 가만히 있는데 그 오빠도 나랑 비슷한 마음이었는지 자기랑 좀 더 있겠냐고 묻는다.
“네!”
“어디 가고 싶은데 있어?”
“음, 동물원이요!”
나는 동물원을 광적으로 좋아한다. 갇혀 있는 동물들이 정말 가엾긴 하지만. 어쨌든 우리는 동물원에 정말로 갔다. 세보다가 말아 정확한 숫자는 모르겠지만 어림잡아도 70명이 넘는 사람들을 만났어도 번개로 만나 섹스하고 동물원에 같이 가 준 사람은 그 오빠 하나뿐이었다. 그래서 내가 끌리게 되었는지도. 여자는 남자보다 오히려 단순한 동물이다.
저녁을 먹고 다시 여관으로 들어갔다. 그 방에서 이틀이나 사흘쯤 섹스만 하면서 보냈다.
“아, 아파!”
“미안......”
“이가 안 닿게 하랬잖아.”
펠라치오라곤 그 녀석과 어설프게 한 번 해 봤을 뿐이라 계속 혼났다. 이를 닿게 하지 마라, 너무 세게 빨지 마라, 혀를 사용해라.
“입 아퍼.”
“끝까지 해줘야지.”
“입이 얼마나 아픈 줄 알어?”
“좀만 참고 끝까지 해봐.”
난 아픈데. 이기주의자. 아무튼 시키는 대로 나올 때까지 해 주었다. 난 너무 말을 잘 듣는 게 단점이다. 입 안이 얼얼하고 맛도 이상해서 세면대로 가서 토해내 버린 다음 양치질까지 하고 왔다.
“미안, 근데 넘어올 거 같았어.”
“무슨 맛인데?”
“떫고 써. 궁금하면 오빠도 한 번 먹어봐.”
“그걸 내가 왜 먹어. 싫어!”
“쳇, 나보고는 먹으래고 자기는 싫대냐. 치사하다.”
그 방에서 보낸 마지막 날은 생리가 시작되어 버렸다.
“어쩌지?”
“그냥 해보자.”
“침대에 묻을 거 같은데?”
“뭐 어때. 나 떡볶이 한 번 돼 보고 싶었어.”
그래서 오빠가 수건을 깔고 눕고 내가 그 위로 올라가 앉았다.
“꼭 물이 많이 나온 거 같다.”
“어휴, 그런 소리 하지 마.”
“야한데? 춤 한 번 춰 봐.”
“춤?”
“응, 그 자세에서.”
나는 허리를 약간 들썩거리며 춤추는 시늉을 했다. 머리도 갸우뚱거리고 팔도 조금 움직이긴 했지만 섹시한 춤과는 거리가 멀었다. 지금 다시 그 상황이 된다면 좀 더 과감한 춤을 보여 줄 수 있을까. 한 차례의 섹스가 끝나고 서로의 몸에서 떨어지자 흘러내린 피가 장난이 아니다.
“와~ 오빠 꺼 진짜 빨개.”
“하하하, 정말로 떡볶이 됐네.”
“얼른 씻어~ 징그럽다.”
긴 가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그 오빠 생각이 머리 속에서 끊이질 않았다. 혹시나 연락이 올까 기대하고 있었으나 전화는커녕 문자 하나도 오지 않고. 전화번호도 몰라 속만 탔다. 그러다 일주일 후 채팅 사이트에 접속한 그 오빠를 만날 수 있었다. 다시 만나기로 하고 또 섹스를 하고 그렇게 두어 달 지난 뒤에는 그냥 당연하게 연인 관계가 되었다. 그 오빠의 이름도 제대로 모른 채로.
서로 내가 사는 도시와 서울을 오가며 소위 말하는 원거리 연애를 하게 되었다. 어디를 가든 가는 곳은 비슷해서 식사를 한 다음에는 비디오방이나 오락실 혹은 노래방, 마지막에는 모텔을 가는 것이 정해진 순서였다. 사실 중간 과정을 빼 먹고 모텔을 가는 것이 다반사여서 거의 하루 종일 심한 경우 이 삼일을 방에서 구르다보니 들어가기 전 군것질거리나 맥주 등을 미리 사는 지혜(?)도 생겼다. 하지만 방 값을 계산하고 문 앞까지 가는 길은 언제나 어색했다.
식당에서 나와 뭘 할까를 고민하며 조금 걷고 있는데 오빠가 갑자기 불편한 얼굴을 한다.
“왜 그래?”
오빠는 사람들을 등지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내 쪽으로 돌아섰다. 그리고는 내 시선을 아래로 향하게 만들었다.
“커져서 걷기 불편해.”
“뭐야, 길거리에서! 창피하게.”
“방 잡자.”
“어휴......”
한숨을 쉬면서도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나였다. 또 다시 그 어색한 과정을 거쳐 방에 들어서자마자 오빠가 키스를 해 댄다. 비록 자의로 온 것은 아니지만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던 것은 아니므로 나도 키스에 열심히 호응하기 마련이었다.
“옷 벗겨줘.”
말 잘 듣는 나는 바로 손을 뻗어 단추를 풀려했다. 하지만 오빠의 다음 말이 떨어진다.
“입으로.”
정말 이 오빠, 실험 정신이 강하다. 포르노를 보고 이거다 싶은 장면이 있으면 그 다음에 나를 만날 때는 꼭 시도해 본다. 덕분에 그 큰 주먹을(손이 정말 컸는데도) 내 안으로 밀어 넣은 적도 있고, 김밥을 넣은 적도 있다. 나 없을 때 보겠다고 섹스하는 모습을 셀카로 찍기도 했었다. 언젠가는 3some을 한 번 해 보자고 했는데, 성별비율 문제에서 오빠와 나의 의견이 충돌해서 시도하지 못했다. 물론 나는 따로 해 봤지만.
팬티를 입으로 내려 줄 때는 우선 귀두를 밖으로 빼내야 한다. 안 그러면 꺾여서 아프다고 하니까. 이런 것, 경험이 많아서 아는 거냐고? 아니다. 경험도 중요하지만 상대를 얼마나 배려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나의 경우에는 배려가 지나쳐 정작 내 자신은 아무런 느낌도 없을 때가 많지만……. 배려가 없는 섹스는 서로를 허무하게, 더 나아가서는 비참하게 만든다. 인간으로서의 섹스가 아닌, 동물적 본능에 급급한 섹스를 했다는 자괴감이 들기 때문이다.
“먼저 씻자.”
날 침대에 쓰러뜨리고 옷도 막 벗겨낸 찰나의 오빠에게 난 김빠지는 소리를 한다. 물론 나도 몸이 달아오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것보다 더 신경 쓰이는 것은 오빠에게 더럽게 보이지 않을까라는 점이다. 오빠는 그냥 하자고 조르지만 내 쪽의 고집이 더 세다. 결국 오빠가 항복하고 몸을 일으킨다.
“그럼 같이 씻자.”
“어?”
그런 적은 없었는데. 섹스하는 바로 그 때 외에는 알몸을 노출하기 꺼리는 나로서는 꽤 곤란한 제안이었다. 하지만 오빠가 나를 욕실로 밀어 넣어 버렸다.
“내가 씻겨 줄게.”
“안 그래도 되는데......”
난처한 목소리로 대답을 해 보지만 소용은 없었다. 오빠는 샤워기를 들어 내 몸을 충분히 적시고는 짓궂은 표정으로 양 손에 비누를 듬뿍 칠하고 거품을 냈다. 오빠의 손이 가슴에 닿자 나는 간지러워서 어쩔 줄 모른다. 비누칠을 한다기보다는 가슴을 주물럭거린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미끌미끌한 게 더 좋다.”
나는 얼굴이 빨개진 채 조금씩 가쁜 숨을 들이쉬고 있다. 오빠의 한 손이 조금씩 내려가더니 다리 사이에 비누칠을 하기 시작한다.
“아학.......”
“여기, 깨끗이 씻어야지.”
평소보다 훨씬 강한 자극에 나는 이미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다. 오빠는 휘청거리는 나를 자기 몸에 기대게 하고 다른 곳은 닦을 생각도 안 하고 가슴과 다리 사이를 비벼대는데 온 정성을 다 했다.
굉장히 오랜만에 옵니다;;
공부를 좀 하느라;;
특히 해적님께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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