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여전히 기억합니다 - 3부
본문
[난 여전히 기억합니다 - 세번째 기억]
정신이 없었다.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온몸이 녹아 내리는 것 같은 기분...
내 오른뺨에는 보드라운 그녀의 손이 닿아 있었고 온몸에 연체동물이 돌아다니는 것같은 그녀의 키스에 난 완전히 압도당하고 있었다.
마치 평생을 갈 것만 같던 키스가 끝나고 내가 살며시 눈을 뜨자 이미 그녀는 다시 고개를 살짝 숙인 쑥쓰러운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지...진짜 할줄은 몰랐어."
".........................."
그녀는 뺨이 더욱 붉어지며 대답이 없다.
겨우 입을 뗀 그녀는,
"나 이상하지... 그냥... 이상한 애라고 욕해도 할 수 없는데, 그냥 내가 하고 싶었어."
아니, 하나도 이상하지 않았다.
처음 만난지 겨우 하루밖에 되지 않았지만 난 이미 그녀에게 미친듯이 끌리고 있었고, 아마 그녀 역시 마찬가지 였던 것같다.
난 그녀의 어깨를 살그머니 당겨 그녀를 품에 안고 속삭였다.
"아니, 나 그렇게 생각안해. 고마워. 정말 좋았어."
그녀는 내 품속으로 파고 들며 말했다.
"나 사실 얼마전까지는 만나던 오빠가 있었어. 그런데 그 오빠 너무 이상해서... 다른 여자들도 많이 울리고 다녔대. 나 그 오빠랑 키스했었는데, 지금은 너무 후회스러워. 이번엔 내가 하고 싶어서 한거야."
이해할 수 있을 것같았다.
아마 그 오빠라는 녀석은 경륜이를 잠깐 놀잇감 정도로 생각했을 것이다.
속된 말로 대충 가지고 놀다가 한번 따먹어 버리고 차려고 했을 것이고, 의외로 순진했던 경륜이는 그 오빠라는 녀석이 강제로 키스하고 거칠게 수작을 부리자 헤어진 것이다.
그날 그 시간 이후에 우리가 무엇을 했고 어떻게 헤어졌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다만 우린 그날 서로에 대해 많이 알게되었다는 친밀감에 하루종일 서로 붙어 다녔다는 정도...
이후 얼마동안 우리는 하루가 멀다하고 만났고, 떨어져 있을때는 전화를 통해 아쉬움을 달랬다.
그러던 어느 일요일.
계절은 이제 완연히 여름이 되고 있음을 알려주듯이 찌는 듯한 태양이 아스팔트위를 내리쬐고 있었다.
우리는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햇빛을 피해 음악감상실로 가기로 했다.
요즘은 음악감상실이라는 용어 자체도 생소하지만, MP3나 CD조차도 귀하던 그때는 소위 음악감상실이라는 간단한 음료과 DJ가 진행하는 프로그램, 가수들의 공연등이 펼쳐지는, 당시로는 최고급 문화공간이 있었다.
우리가 간 곳은 당시 대전에서는 가장 알아주던 시내 중간의 [엘브즈]- 기억이 정확치 않을 수 있습니다 - 라는 곳이었는데, 그곳은 발라드 가수 신승훈이 데뷔하기 전까지 이름을 날리던 곳이었고, 종종 DJ 이종환이나 가수 이문세, 이승철등이 내려와 공연을 하는 곳으로도 유명했다.
2층에 있는 실내로 들어가서 제법 큰 홀에 음료를 시켜 창밖을 바라보며 목을 축인뒤 마치 극장입구 처럼 완전 방음장치가 된 두꺼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푹식하고 높은 극장식 의자가 설치된 100여석 규모의 객석이 나타난다.
실내는 조명이 아예 없다시피해서 무척이나 캄캄한데, 오직 맨 앞의 무대와 DJ 박스만이 휘도가 낮은 조명으로 은은히 보이게 된다.
잠시 어둠에 눈이 익숙해 지도록 그녀의 어깨를 뒤에서 잡은채 기다리다가 의자를 더듬거리며 자리에 앉았다.
이곳은 매일 몇타임에 걸쳐 서로 다른 DJ가 진행을 하는데, 인기가 많은 DJ와 그렇지 않은 진행자 사이에 격차가 무척이나 심해서 인기DJ 시간에는 자리에 앉는 것 조차 어렵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무척 한산했다.
우리가 들어갔을때에는 실내에 겨우 10명 남짓만이 있을 뿐이었다.
DJ는 객석의 그런 분위기는 아랑곳않고(실제로 DJ입장에서는 객석이 어두워서 보이지도 않았을 것이다) 올드 팝넘버를 중얼중얼 거리며 소개하고 있었다.
"경륜아 여기 와봤니?"
"아니, 나 여기 처음이야.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혼자 오긴 좀 뭐해서..."
난 그녀와 나 사이의 팔걸이를 위로 올려 접어 버리고 그녀의 등뒤로 팔을 둘러 내 가슴쪽으로 안았다.
경륜이는 아무 거부감없이 두 팔을 내 허리에 감으며 안겨왔다.
그녀가 첫사랑이라고 생각했던 남자와의 안좋은 기억과 자신의 꿈을 알아주지 않는 부모 사이에서 고민하던 그녀는 그녀의 마음을 잘 이해해 주는 나를 전적으로 믿었고 의지하고 있었다.
나 역시 끊임없이 날 배려하고 이해하려 하며 언제나 날 바라볼때는 환하게 미소짓는 그녀가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스팅의 음악이 실내의 공기를 울리고 사방이 암흑속에 쌓인, DJ 박스에서 희미하게 흘러 나오는 빛의 힘을 빌려 바라본 그녀의 얼굴은 흰 피부와 날 바라보는 그녀의 눈동자, 그리고 불타오르는 듯 빛나는 그녀의 붉은 입술만이 보일뿐이었다.
내 손은 그녀의 이마에서 아치를 그리고 있는 눈썹을 지나 보드라운 뺨을 어루만졌고, 내 손이 턱선을 따라 내려오자 그녀의 몸은 부르르 떨었다.
내 손가락이 그녀의 턱밑 부드러운 살을 어루만지는 가운데, 엄지 손가락은 화장을 하지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촉촉하게 반짝이는 그녀의 아랫 입술을 부드럽게 비볐다.
등에 감겨있는 그녀의 팔에 힘이 들어가자 내 가슴에는 뿌듯한 감촉이 전해진다. 밀착된 그녀의 가슴을 통해 그녀의 빨라진 심장박동이 그대로 전해져 온다.
내 엄지 손가락이 닫혀있던 그녀의 아랫입술을 살짝 당겨 벌리자 그녀의 입술이 벌어지며 들릴듯 말듯 "하아~"하는 숨소리가 들린다.
내 입술이 그녀의 윗입술을 부드럽게 감싸고 이내 아랫입술과 윗입술을 번갈아 가며 탐닉한다.
둘의 타액이 섞이며 입술은 한없이 촉촉하고 뜨거워졌으며 마치 긴 뱀이 자신의 동굴을 찾아 들어가듯 나도 모르게 혀를 길게 내어 그녀의 입속을 헤메고 있었다.
가볍게 두르고 있던 팔은 잔뜩 힘이 들어가 한치의 틈도 주지 않겠다는 듯 서로를 끌어 당기고 있었고, 각자 등과 허리를 어루만지고 있었다.
거친숨을 내쉬며 내 혀를 자신의 몸속 깊이 빨아 들이던 경륜이는 마침내 한숨과 함께 입을 떼곤 내 목을 휘감으며 귀에 속삭였다.
"하아~ 나 너 너무 좋아해. 너무, 너무 좋아."
뜨거운 입김과 함께 내 귀에 쏟아진 그녀의 고백은 머릿속을 울리고 있었고 가슴이 뭉클하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그녀의 고백은 나의 남성성을 확인이라도 시켜주듯 가슴은 물론이고 생체적인 신호를 마구 발산케하여 바지속을 뿌듯하게 만들었다.
내 손이 그녀의 목을 어루만지자 경륜이는 몸을 흠칫흠칫 거리면서도 내 뺨에 얼굴을 갖다대고 잦은 숨만 쉬고 있을 뿐이다.
가느다란 그녀의 목선을 따라 내려가던 내 손은 단추로 잠긴 조끼처럼 생긴 민소매 상의에 걸렸지만 이내 손을 활짝 펴서 그녀가 숨을 쉴때마다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는 가슴을 살포시 덮어갔다.
살짝 덮듯 가져다 댄 내 손에 약간 힘이 들어가며 그녀의 가슴을 둥글게 말아 쥐자 등에 엊힌 경륜이의 손가락이 일제히 오무라들며 내 티셔츠 자락을 말아 쥔다.
"하아~~"
얇은 옷 위에서 만지지만 그녀의 탄력있는 가슴의 느낌이 그대로 전해져 온다.
한동안 그렇게 가슴을 어루만지던 내 오른손이 이윽고 앞섶 단추를 하나씩 풀기 시작한다.
두개의 단추를 풀고 나자 가슴의 계곡이 눈에 들어오고 연한 풀색의 브래지어 레이스가 보이기 시작한다.
마저 단추를 하나 더 풀자 옷속에 갇혀있던 그녀의 뽀오얀 속살이 그대로 드러났다.
난 그녀의 어깨를 감싼 왼팔에 힘을 주고 몸을 푹신한 의자 아랫쪽으로 한껏 끌어 내려 다리를 뻗고 의자에 깊숙히 앉는 자세를 취했다.
그녀의 몸은 이제 내게 기댄채 비스듬히 눕는 듯한 상태가 되었고 내 손은 벌어진 상의 옷자락 속으로 살그머니 파고 들었다.
아~ 매끈면서도 손에 착 달라붙는 듯한 그녀의 피부가 느껴지자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내 손은 브래지어가 미처 다 가리지 못하고 봉긋하게 솟은 그녀의 가슴살을 손바닥으로 부드럽게 쓸어가며 촉감을 느끼고 있었고, 손가락 끝으로는 이미 한껏 긴장해 브래지어 위로도 분명하게 느낄 수 있는 유두 부분을 더듬어 가고 있었다.
내 가운데 손가락이 그녀의 유두 부분을 간지럽히자 그녀가 입을 꼭 다문채 신음을 참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한손 가득 차고 살짝 넘치는 그녀의 가슴은 풍만했지만 지나치게 크지도 않았고 쳐지지도 않아 엎어놓은 밥공기 처럼 팽팽하고 탄력이 넘쳤다.
브래지어 컵을 팽팽히 당기고 있는 어깨끈을 살짝 옆으로 젖히자 속옷의 조임이 풀어지며 그녀의 가슴이 더욱 위로 올라온다.
벌어진 브래지어 컵 사이로 천천히 파고드는 내 손길을 느끼자 경륜이는 더이상 참지 못하고 고개를 들어 내 눈을 향한다.
그녀의 까만 눈동자는 무슨 말을 하는 듯하지만 난 아무말 없이 그녀의 허리를 팔로 감아 끌어 당기며 그녀의 이마에, 그리고 콧등을 거쳐 입술을 다시 찾았다.
그녀의 몸은 이제 확연히 떨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호흡은 가빠지고 허리에 댄 손을 통해 그녀의 몸이 떨고 있는 것을 그대로 전해졌고, 마침내 내 손이 그녀의 가슴을 온전히 움켜쥐자 경륜이는 아예 내몸 전체를 빨아들일 듯이 내 혀를 가득 빨아 들였다.
내 손안에서 계속 형태가 일그러지며 자극을 받은 그녀의 가슴은 처음 느꼈을때 보다 훨씬 더 부풀어 있었고, 처음의 부드러움 대신 팽팽한 긴장감을 띄고 있었다.
손바닥이 움직일때마다 마찰이 되어 한가운데 도드라진 유두를 두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 살살 비벼대자 그녀의 몸이 작살이라도 맞은듯 꿈틀대며 푸득인다.
그녀는 이제 아예 자신의 아랫입술을 이빨로 지그시 깨물고 간신히 숨을 참아내고 있다.
난 그녀의 얼굴을 들게 하곤 살짝 입을 맞춘뒤 그녀의 입술이 내 귓쪽으로 올 정도로 몸을 밀착시키고 그녀에게 속삭였다.
"너무 억지로 참지마. 싫어지면 그만하라고 해. 곧바로 멈출께..."
그녀는 대답 대신 긴장해 있던 몸을 살짝 풀며 내 귀에 가빠진 그녀의 숨소리를 들려주었다.
"하아~하아~ 나 내 가슴에 남자 손 닿게 하는거 처음이야. 나 정말 처음이야. 하아~"
난 왼손으로 그녀의 등과 허리를 쓸어내리며 오른손으로는 여전히 그녀의 가슴을 탐했다.
터질듯이 부풀어 오른 가슴은 그녀가 흥분하는 만큼 쉴새없이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었고 내 손가락이 핑크빛 유두를 간지럽히자 경륜이는 내 목을 끌어 안은채 내 귓볼을 입술에 머금고는 부드럽게 빨기 시작했다.
작은 소리인데다가 음악소리에 파뭍혀 다른 사람들에게는 들리지 않았겠지만 내 귀에 완전히 밀착되어 토해내는 그녀의 신음소리는 나를 극한의 흥분 상태로 내몰고 있었다.
"흐음~흐음~ 학!.. 아아~"
난 내 팔을 잡다가 가슴에 닿았다를 반복하던 그녀의 왼손을 가만히 아랫쪽으로 내려주었다.
그녀의 손은 미끄러지듯 내 가슴을 타고 내려가다가 청바지 벨트위에서 멈춰섰다.
"하아~~"
내가 경륜이의 귀에 자그마한 소리로 말했다.
"내가 널 느끼듯이 너도 날 느껴봐."
그녀가 간지러운듯, 사실은 너무나도 자극적이고 놀라운 말에 몸을 움찔거렸다.
부끄러워 한참을 내 벨트만 잡고 있던 그녀의 손이 서서히 움직이며 불쑥 솟은 청바지 앞부분을 살짝 덮어왔다.
"하악~ 훅훅~ 아하~..."
그녀는 팽팽하게 부푼 내 아랫도리에 놀라며 내 귀에 뜨거운 호흡을 토해내고 있다.
그녀의 손은 더이상은 대범하지 못해서 그저 가만히 손을 올려놓고 간신이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고 있는 정도였지만, 그것 만으로도 나는 너무나 흥분이 되어 그녀의 상의 단추를 마저 하나 더 풀고는 햐얀 그녀의 상체 전체를 손바닥으로 부드럽게 쓸어갔다.
내 손이 그녀의 잘록한 허리를 감싼채 입술이 그녀의 목을 타고 움직이다가 목과 어깨가 만나는 부분에 이르러 입을 한껏 벌린채 혀로 그녀의 흰 피부를 간지럽히자 그녀는 더이상 참지 못하고 똑똑히 들릴 정도의 신음과 함께 다리를 꼬기 시작했다.
"앗, 학~ 하악~ 학학~..."
혀로 그녀의 목과 어깨를 핥아가자 그녀의 몸은 미친듯이 떨어댔고 다급한 그녀의 목소리가 내 귀에 꽂혀왔다.
"학학~ 나... 나.. 더이상 못참겠어~ 그만...그만해줘."
손을 빼는 대신 더욱 깊숙이 손을 밀어 넣어 옷은 걸쳐있지만 속살이 그대로 드러난 그녀의 허리를 감아 당겨 그녀의 온몸을 꼬옥 안았다.
그녀의 가슴은 내 가슴에 눌려 미친듯이 뛰는 심장박동을 전하고 있었고 그녀의 얼굴은 내 목 부분에 밀착되어 뜨겁다 못해 화끈거리는 열기를 뿜고 있었다.
실제로 그녀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 올라있었고, 손가락은 아직도 마치 수전증에 걸린 사람처럼 부들거리며 떨고 있다.
난 그녀가 완전히 진정이 될때까지 그녀를 가슴에 안은채 부드럽게 온몸을 쓸어주고 있었고, 그녀의 귀에 이렇게 속삭였다.
"나, 나 역시 이렇게 누군가의 몸을 느껴본거 처음이야. 그게 너여서 너무 좋아. 경륜아 사랑해...."
사실이었다.
그녀는 내가 처음으로 진짜 키스를 나눈 여자였고, 거친 남자와는 달리 여성의 속살이 얼마나 부드럽고 달콤한지를 처음으로 알게해준 아이였다.
내려다 보이는 경륜이의 속눈썹 아래로 반짝하고 무엇인가가 빛났다.
"경륜아, 우니? 내가 너무 심했어?"
그녀가 손가락으로 눈가를 스윽 닦으며 말했다.
"아니~ 울긴, 나 너무 좋아서... 너무 행복해서..."
우리는 잠시 말없이 서로의 뜨거워진 몸과 마음을 음미하며 그 자리에 있다가 밖으로 나왔다.
나가기 위해 그녀를 왼팔로 살짝 안은채 방음처리된 무거운 문을 당기자 저녁이 되며 딱 2층 창문 높이로 내려앉은 붉은 저녁햇살이 화악 밀려들었다.
어둠에 익숙해진 눈에 빛이 들어오자 난 오른손으로 빛을 가린채 밖으로 나가며 그녀의 귀에 이렇게 말했다.
"경륜아, 우리 집으로 가자."
깜짝 놀라 날 올려다 보는 경륜의 눈에 말 대신 푸근한 미소를 지어보이자 경륜이는 다 알아들었다는 듯이 함게 배시시 웃더니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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